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22.


《방귀야 부탁해》

 황현희 글·유진아 그림, 섬집아이, 2021.10.25.



큰아이가 도와 ‘책숲 꽃종이(소식지)’를 글자루에 넣고 여민다. 고맙구나. 다달이 책숲 꽃종이를 여밀 적마다 지난일을 떠올린다. 아이들이 모두 어릴 적에는 집안일을 하다가 조금, 아이들하고 놀다가 조금, 밥벌이를 하다가 조금, 빨래를 하다가 조금, 밤에 아이들을 재우고서 쪽틈을 내어 조금 …… 이렁저렁 이레나 열흘에 걸쳐 겨우 부쳤다. 이제 아이들이 부쩍 자라서 손이 덜 가기에, 아이들이 거들지 않으면 이틀이나 사흘이면 다 부치고, 아이들이 거들면 한나절에 마친다. 자전거를 타고 들길을 가른다. 올해는 맞바람이 적다. 이토록 고마운 바람인가 하고 느끼면서 이따금 두 손을 놓고서 바람을 쐰다. 어릴 적에는 멋부리며 두 손을 놓다가 와장창 엎어져 자전거도 몸도 깨졌으나, 어른인 오늘은 가볍게 두 손을 놓고 천천히 몰며 바람을 누린다. 《방귀야 부탁해》는 어린이스러운 그림책이다. 조금 더 어린이스러워도 아름다웠으리라 생각하지만 이만큼도 훌륭하다. 우리나라도 ‘창작 그림책’이 꽤 쏟아지는구나 싶은데 꽤나 붓멋을 들이기 일쑤이다. 너무 서울스럽고 어른스럽기까지 하다. 오래도록 사랑받는 그림책은 ‘어른스럽지 않’을 뿐더러 ‘서울스럽지도 않’다. 그림님도 글님도 이 대목을 좀 눈여겨보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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