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20.


《마리와 양》

 프랑소아즈 글·그림/정경임 옮김, 지양사, 2004.1.5.



아침 일찍 우체국에 간다. 서울에 서둘러 보낼 글꾸러미가 있다. 이 때문에 서울마실을 생각해 보았는데, 작은아이가 “서울 가지 말고 우체국으로 가요.” 하고 말하기에 우체국으로 간다. 일찌감치 우체국 일을 보고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며 순천으로 가려다가 벌교로 시골버스를 타고 간다. 돌림앓이를 핑계로 시외버스가 엄청 줄어서, 고흥·순천을 오가는 시외버스를 타기가 까다롭다. 순천 낙안에는 〈형설서점〉이 있다. 낙안도 순천이니 그곳에 가자. 나는 책을 읽고, 작은아이는 책집 앞 너른터를 달리거나 걸으면서 해바라기를 한다. 해질녘에는 다시 시골버스로 고흥으로 돌아오는데, 사람도 부릉이도 드문 외진 시골길을 까뒤집고 넓히는 삽질이 한창이더라. 돈을 이렇게 퍼붓는구나. 삽질나라에서는 삽질로 뒷돈을 챙기는 짓이 끝없이 넘치는구나. 《마리와 양》을 읽었다. 상냥하면서 따스하게 흐르는 줄거리이다. 가만히 보면 온누리 어느 곳이나 수수한 어버이는 수수한 아이들한테 수수한 살림빛으로 말을 가르치고 셈을 물려주었다. 외우도록 닦달하지 않고, 부드러이 이야기를 지어 아이랑 노래하는 나날이었다. 오늘 우리는 아이들을 배움터에 몰아넣지만 무엇보다 ‘사랑’이 빠졌다. 사랑이 없으면 모두 눈가림에 눈속임이다.


#JeanneMarieCountsHerSheep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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