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18.


《해님우산, 비우산, 구름우산》

 사토 마도카 글·히가시 치카라 그림/한귀숙 옮김, 키위북스, 2017.10.20.



어제는 살얼음이 끼었다. 오늘은 꽝꽝얼음이다. 작은아이가 매우 반긴다. “아버지 봐요. 얼음이에요.” 빙글빙글 웃는 작은아이는 호미로 얼음을 콕콕 깨고는 하늘로 휘휘 던진다. 얼음은 마당으로 떨어지며 철퍽 소리로 부서진다. 해가 높이 오르자 눈발은 그치고 햇볕이 다시 퍼지면서 포근하다. 요새는 바람이 불거나 눈발이 날리면 하루 사이에 온갖 날씨를 다 만난다. 하루 사이에 봄여름가을겨울이 휙휙 춤춘달까. 《해님우산, 비우산, 구름우산》을 읽은 큰아이한테 “재미있었니?” 하고 물으니 “응.” 한다. “어떻게 느꼈어?” “음, 좋았어.” 뭐가 좋은지 말해야지. 다만, 옮김말에 더 마음을 기울여 어린이 눈높이로 가다듬으면 좋을 테고, 우리말씨가 아닌 대목도 손질한다면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신기한 우산가게》라는 그림책은 어린 돼지가 숲에서 겪는 하루를 짚으며 생각을 북돋운다면, 《해님우산, 비우산, 구름우산》은 마을 한켠에서 어린이가 동무랑 겪는 여러 날을 짚으며 생각을 살찌운다. 일본 어린이책은 숲하고 마을 사이를 홀가분히 오간다. 우리 어린이책은 아직 숲하고 너무 먼데다, 마을에조차 깃들지 못한다. 어른이라는 글님·그림님이 죄다 시골도 숲도 마을도 아닌 잿빛집(아파트)에서 살기 때문일 수 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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