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12.25.
오늘말. 높찬들
말을 새롭게 지으려면 숨결을 혀에 올리고, 숨빛을 가슴으로 모시고, 숨소리를 마음에 곱게 담습니다. 높다란 자리이면서 찬바람이 부는 들녘이라면 ‘높다 + 차다 + 들’이라는 얼거리로 ‘높찬들’처럼 새말을 지어요. 들판이 아닌 벌판이라면 ‘높찬벌’일 테고, 그저 높고 차가운 곳이라면 ‘높찬마루’입니다. 수수하게 ‘높들·높벌’이라 할 만하고, ‘높마루’라 해도 뜻을 잘 드러낼 만합니다. 만지작거리며 말을 짓지는 않아요. 마음부터 눈뜨려고 하기에 말을 짓는 생각이 싹틉니다. 뻔하게 바라보아서는 말도 삶도 생각도 사랑도 못 지어요. 새롭게 마주하기에 너울너울 춤추듯 말빛이 자라서 문득 한 마디가 태어납니다. 아이들 입에서 나오는 눈부신 말을 들여다봐요. 말을 어떻게 들여다보느냐고 묻지 마요. 말을 귀담아듣기도 하면서 말빛을 마음눈으로 바라봐요. 즐거이 놀며 터뜨리는 아이들 말씨에는 기쁘게 솟구치는 기운이 흐릅니다. 어른이라면 이 말기운을 잡아채어 넉넉히 가다듬고는 다시 아이한테 보여주는 낱말로 여밀 노릇입니다. 바다를 가르듯 말밭을 나아갑니다. 물결을 타고 헤엄치듯 말누리에 풍덩 뛰어들어 반가이 큰절하며 노래합니다.
ㅅㄴㄹ
모시다·모심·올리다·올림·올림자리·엎드리다·절·큰절 ← 제사(祭祀)
삿대·상앗대·작대·작대기·젓다·나아가다·가다·가르다·헤엄치다 ← 노(櫓)
기쁘다·반갑다·좋다·신나다·떡·웬 떡·이게 웬 떡·얻다·누리다·즐겁다·즐기다·줍다 ← 노나다(櫓-)
높들·높벌·높마루·높터·높찬들·높찬벌·높찬마루·높찬터 ← 고랭지
나다·나오다·태어나다·생기다·자라다·싹트다·움트다·눈뜨다·일다·일어나다·물결치다·넘실대다·너울거리다·드러나다·드러내다·나타나다·나타내다·보여주다·보이다·불거지다·솟구치다·솟다·터지다·터져나오다·쏟아지다·때문·탓 ← 발로(發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