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곁노래

곁말 26 달콤이



  저는 김치를 못 먹습니다. 고춧가루를 듬뿍 치면 재채기부터 나옵니다. 찬국수에 동치미를 못 먹고, 달콤이도 못 먹어요. 달콤이를 받아들이는 몸이라면 누가 달콤이를 먹을 적에 달려들거나 눈을 반짝하겠지만, 달콤이를 섣불리 먹었다간 배앓이를 여러 날 하기에 냄새부터 맡고 싶지 않아요. 잎물(차)을 마시는 자리에 곧잘 달콤이 한 조각쯤 같이 놓잖아요? 저는 잎물만 마신다고 여쭈지만 고작 이 한 조각이 얼마나 대수롭냐고 여기는 분이 많습니다. 김치를 못 먹는다고 하면 “한 조각도요? 맛도요?” 하고 되묻는 분이 있는데, 이런 먹을거리 이름이나 모습만 보아도 더부룩하면서 괴롭곤 했어요. 이제는 옆에서 누가 이런 먹을거리를 즐기더라도 더부룩하지는 않고, 괴롭지도 않습니다. 속에서 안 받는 밥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으면 되더군요. 스스로 즐거울 생각을 하고, 스스로 신나는 이야기를 하고, 스스로 아름답게 맞이할 책을 읽고, 스스로 사랑을 기울여 글을 쓰면 돼요. 달콤이는 못 먹지만 달콤가루는 맛봅니다. 곰곰이 생각하자니, 달콤가루도 꿀도 그리 즐기지 않은 몸이네 싶어요. “달달한 뭘 먹고 싶지 않아요?” 하고 묻는 분한테 “아뇨. 조금도요!” 하고 빙그레 웃으며 대꾸합니다. 아, 숲에서 솟는 샘물은 참 달아요.


달콤이 (달콤하다 + 이) : 1. 달콤한 먹을거리. ‘케이크’를 가리키는 말. 2. 달콤하게 마주하거나 어울리거나 사귀거나 지낼 만한 사람.


달콤하다 : 1. 마음이 끌릴 만큼 부드럽고 넉넉하게 입에 닿다. 즐겁게 먹거나 누릴 만한 맛이다. (감칠맛) 2. 마음이 부드러이 끌릴 만하다. 재미있게 받아들이거나 누릴 만하다. (즐겁다) 3. 부드러우면서 느긋이 감싸서 안기는 듯하다. 부드럽고 느긋해서 가벼이 있을 만하다. 부드러우면서 느긋해서 몸에 힘을 빼고서 있을 만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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