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돈 마스크
서순영 지음, 이윤미 그림 / 분홍고래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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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12.24.

그림책시렁 859


《돈돈 마스크》

 서순영 글

 이윤미 그림

 분홍고래

 2020.10.25.



  저한테 “왜 차려입지 않나요?” 하고 묻는 분이 많습니다만, 거꾸로 “왜 차려입어야 하나요?” 하고 묻습니다. 부릉이(자가용)를 몰아야 할 까닭이 없고, 잿빛집(아파트)에 살아야 할 까닭이 없고, 페트병(플라스틱)에 담긴 물을 마실 까닭이 없고, 플라스틱 입가리개를 늘 해야 하는 데에서 지낼 까닭이 없습니다. 태어나서 딱 사흘만 얼굴에 꽃가루(화장품)를 바른 적 있습니다. 열여덟 살에 푸른배움터에서 꾸밈놀이(가장행렬)를 하며, 2003년하고 2008년에 하루씩, 꽃가루를 발라 보았는데, 얼마나 괴롭고 고단하던지요. 돌이는 왜 순이가 얼굴에 꽃가루질을 하며 괴롭고 고단하도록 내몰까요? 맨얼굴이기에 아름답고, 맨살로 해바람비를 맞이하기에 튼튼할 텐데, 일부러 죽음길로 내몰아 반짝이는 숨빛을 순이 스스로 억누르는 굴레에 갇히도록 밀어대는 노릇이지 않나요? 《돈돈 마스크》는 우리 삶터(사회) 민낯(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이 그림책을 읽으며 더부룩했습니다. 우리 민낯을 매우 잘 그렸거든요. 허울에 속고, 허울팔이로 돈을 거머쥐고, 다시 껍데기를 뒤집어쓰면서 사람들 스스로 참빛(진실)을 잊어 가는 이곳은 그야말로 죽음터라고 생각합니다. 차려입지 마요. 부릉이 버리고 잿빛집 떠나요. 아이를 사랑하셔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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