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12.22.
숨은책 601
《씨앗의 희망》
헨리 데이빗 소로우 글
애비게일 로러 그림
이한중 옮김
갈라파고스
2004.5.18.
전라남도 두멧시골에서 살며 부릉이(자가용)를 안 거느리기에, 늘 걷거나 자전거를 타거나 시골버스를 탑니다. 걸으며 면소재지·읍내를 지나가든, 시골버스를 타든, 이때에 스치는 숱한 시골 어린이·푸름이 입에서 끔찍하다 싶은 막말·거친말이 끝없이 쏟아집니다. 시골버스 일꾼(버스기사)은 이따금 “이 xx들아, 좀 조용히 못 해!” 하고 윽박지르더군요. 시골아이나 시골어른이나 똑같아요. 상냥말이 없습니다. 《씨앗의 희망》은 소로우 님이 쓴 “씨앗이 퍼지다(the Dispersion of Seeds)”를 옮긴 책입니다. 씨앗은 참말로 퍼집니다. 바람을 타고, 풀벌레나 숲짐승이나 새가 옮겨서, 또 사람이 손바닥에 얹어 새터에 심으면서 퍼져요. ‘말씨·글씨’라는 우리말처럼, 우리나라 옛사람은 말이든 글이든 늘 ‘씨(씨앗)’로 여겼습니다. “(씨를) 뿌린 대로 거둔다” 같은 옛말처럼, 아무 말이나 안 하도록, 언제나 사랑으로 말하도록, 어른부터 스스로 가다듬고 아이한테 사랑을 물려주려고 했어요. 이런 삶길을 우리는 언제부터 잊다가 잃었을까요? 흔히 소로우 님 《월든》을 많이 읽지만, 저는 《씨앗의 희망》이야말로 곁책으로 삼을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씨앗이 풀꽃나무요, 풀꽃나무가 숲이요, 숲이 사람이며, 사람이 사랑이에요.
#theDispersionofSeeds #HenryDavidThor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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