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그림책 47
기쿠치 치키 지음, 황진희 옮김 / 책빛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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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12.21.

그림책시렁 848


《눈》

 기쿠치 치키

 황진희 옮김

 책빛

 2022.1.3.



  눈이 올 적에 투덜거리는 사람은 비가 와도 투덜거리고, 해가 쨍쨍해도 투덜거리고 바람이 불어도 투덜거립니다. 보셔요. 봄여름가을겨울 네 철에 따라 다르게 흐르는 날씨인데, 새뜸(방송)에서는 눈이건 비이건 바람이건 해이건 다 ‘걱정’이요, 사람들더러 ‘짜증’을 내라고 부추깁니다. 부릉이를 몰면서 날씨가 어떻다고 하는 소리를 듣는 이들은 스스로 하늘을 안 봅니다. 둘레를 보지도 않아요. 오늘날 숱한 어른은 스스로 철이 없이 굴고, 아이는 철없는 어른 곁에서 똑같이 철없는 마음을 물려받습니다. 우리말로 나온 《눈》을 읽으며 기쿠치 치키 님 그림책을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이이는 ‘철있는’ 눈썰미로 둘레를 보고 스스로 보며 하늘을 봅니다. 바다 곁에서 바다를 보고, 비오는 날에 비를 봐요. 바람이 불면 바람을 보고, 눈이 오면 눈을 봅니다. 오직 이 마음 하나입니다. 요즈막 우리나라 그림지음이(그림작가)를 보면 붓솜씨는 빼어나되, ‘나·너·우리를 그대로 보는 눈빛’은 없거나 옅거나 기울기 일쑤입니다. 붓질을 잘하면 ‘붓질쟁이’예요. 그림책은 붓질이 아닌 ‘마음담기+생각담기+사랑담기’입니다. 나풀나풀 춤추는 눈송이를 바라보는 눈길이 닿아 풀꽃나무마다 새눈이 돋아 겨우내 곱게 잠들다가 머잖아 깨어나요.


#きくち ちき #ゆき #ほるぷ創作繪本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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