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2021.12.20.

책하루, 책과 사귀다 77 아쉬운 책



  아쉽다고 여긴 책을 놓고서 느낌글을 굳이 쓸까 말까 한참 망설이지만 웬만하면 쓰려고 합니다. 아쉬운 책을 쓴 분이 우리나라 사람이건 이웃나라 사람이건 부디 글팔이 아닌 살림꽃이란 마음으로 처음부터 다시 걸어가기를 바라기에 느낌글을 씁니다. 읽었으니 읽은 느낌을 고스란히 옮깁니다. 스스로 선 자리에서 스스로 짓는 사랑이라는 눈길로 헤아리면서 느낌글을 씁니다. 아이를 낳아 돌보며 사랑하는 손길을 바탕으로 느낌글을 씁니다. 두멧시골에서 살아가며 마주하는 숲·바람·풀꽃나무·비·별·바다를 곁에 놓고서 느낌글을 여밉니다. 부릉이(자동차)를 몰지 않고 두 다리로 걷거나 자전거를 달리면서 살아가는 오늘을 돌아보면서 느낌글을 씁니다. 나라지기(대통령)나 고을지기(시장·군수)가 지나간다고 해서 쳐다볼 일이 없이, 철마다 새롭게 피고 지는 꽃잎하고 풀잎을 바라보면서 느낌글을 씁니다. 다른 사람이 쓴 느낌글을 따올 일이 없습니다. 제가 살림을 짓고 삶을 가꾸며 사랑을 속삭이는 눈빛으로 쓰면 넉넉한 느낌글입니다. 아쉽다고 느끼는 책을 죽 보면, 무엇보다 사랑이 없습니다. 숲이 없습니다. 해바람비가 없고, 풀꽃나무가 없습니다. 맨손에 맨발이 없고, 아이랑 어깨동무하는 눈망울이 없고, 새·풀벌레가 없더군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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