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76 가게 집 터 숲 바다
한자 ‘방(房)’은 우리말로는 ‘칸’을 가리킵니다. ‘책방 = 책칸’으로, “책이 있는 칸”이지요. 알맞게 추슬러서 책을 갖추니 ‘책칸’이고, 책을 사고팔면서 ‘책가게’요, 집처럼 포근하게 꾸려 ‘책집’이면서, 책으로 새롭게 일구는 땅이기에 ‘책터’이고, 숲에서 푸르게 넘실거리는 숨결을 그러모아 나누는 자리인 ‘책숲’으로 갑니다. 이윽고 넉넉하면서 푸진 ‘책바다’로 잇닿고, 느긋이 놀이하고 일하며 어우러지는 ‘책마당’이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차곡차곡 짓는 ‘책밭’으로 곁에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이름을 붙이면서 어떤 마음을 북돋울 적에 즐겁고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울까요? 수수하게 ‘책가게·책집’부터 생각을 이어 ‘책칸·책터’를 지나 ‘책숲·책바다’를 누리다 보면 ‘책마당·책밭’에 이르기 마련이요, ‘책누리·책나라’나 ‘책구름·책바람’에 ‘책날개·책나무’라든지 ‘책꽃·책들’로 흐드러질 만합니다. ‘책놀이터’도 즐겁고 ‘책가꿈터’도 반갑습니다. ‘책지음터’도 멋스럽고 ‘책나눔터’도 상냥해요. ‘책이음터’가 되다가 ‘책살림터’로 피어나기도 할 테지요. ‘책노래터’나 ‘책사랑터’는 어떨까요? 틀을 벗어나면 다 다르게 빛나는 오늘 이곳이 신나게 춤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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