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12.19.

숨은책 598


《Activity Speller grade 7》

 Horace Mann Buckley·Margaret L.White 엮음

 American book com

 1937.



  오늘날 누구나 글을 익히고 쓰고 나누는 하루이지만, 우리가 우리글을 누린 지 얼마 안 돼요. 온(100) 해 앞서는 우리말조차 못 누렸어요. 온 해 앞서까지 ‘글’은 임금·벼슬아치·나리(양반)만 익혔습니다. 수수한 사람은 ‘말’은 하되 글을 가까이했다가는 흠씬 얻어맞거나 쫓겨나거나 목숨까지 잃었습니다. 어깨동무(성평등)처럼, “누구나 글”로 거듭나기까지 숱한 사람이 몸바치고 목숨바친 끝에 오늘날 글살림을 이루었어요. 1937년에 나온 《Activity Speller grade 7》은 미국에서 미국 어린이가 미국글(영어)을 익히는 길잡이책이고 일곱걸음(7단계)입니다. 미국에서는 1937년뿐 아니라 훨씬 일찍부터 이런 길잡이책이 있습니다. 우리는 1937년뿐 아니라 1917년에도 “우리글 길잡이책”은 없어요. 그무렵 글은 ‘훈민정음’도 ‘한글’도 아닌 ‘한문’이었고, ‘일본글(국어·국문)’이었습니다. ‘국어·국문’은 일본글·일본글꽃(일본문학)을 가리키는 이름입니다. 나라지기가 나라일을 엉망으로 하며 나라를 잃고서야 나라사람을 바라보는 눈을 떴고, 나라글을 헤아리는 마음이 자라, 비로소 ‘훈민정음’을 ‘한글’로 바꾸었어요. “우리글 길잡이책”은 아직 멀었습니다. 어린이랑 손잡고 첫걸음부터 새롭게 나아갈 노릇이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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