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12.19.

숨은책 597


《강철서신》

 김영환·편집부 엮음

 눈

 1989.2.15.



  푸른배움터를 마치고 서울로 열린배움터를 다니던 무렵, 웬만한 너울(집회)에는 늘 함께했습니다. 서울에서 홀로 살림돈을 벌려고 새뜸나름이로 일했기에 두레(운동권)에 끼지는 않았습니다. 굳이 두레에 끼어 너울을 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온누리를 바꾸는 힘은 모임(단체·운동권)이 아닌 들꽃 같은 작은사람이 저마다 스스로 살림(생계)을 펴면서 틈틈이 함께하며 물결을 일으킬 적에 샘솟는다고 느꼈어요. 이따금 낯선 누가, 또 학생회에서 “운동권에 들어오시지요?” 하고 묻습니다. “저는 작은사람(학생 개인)으로서 함께할 뿐입니다. 더구나 날마다 새벽 두 시부터 새뜸(신문)을 나르자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해서 모임은 아예 못 합니다.” 하고 손사래쳤습니다. 《강철서신》이란 책이며 글이 있는 줄 얼핏 듣기는 했으나 “운동권 아닌 사람한테는 안 보여준다”고 해서 구경한 적이 없습니다. 2021년 10월에 대구에 있는 헌책집 〈직립보행〉에서 처음 구경했습니다. 1989년에는 “편집부 엮음”으로 나왔으나 ‘김영환’이란 분이 북녘을 몰래 오가면서 쓴 글을 묶었다지요. 우두머리(지도자)를 내세우는 무리는 다 썩습니다. 일꾼·살림꾼이 들불로 피어야 아름나라입니다. 우리는 무쇠 아닌 들꽃이기에 빛납니다.


ㅅㄴㄹ


예나 이제나 매한가지이다.

직업운동권이나 직업운동가는

자꾸... 돈 이름 힘이라는 수렁에

스스로 빠져든다고 느낀다.


우리는 운동권 아닌

'사람'으로서 '살림꾼'이면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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