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12.17.
오늘말. 삶얼
마음이 텅 빈 날은 바깥일로 돌아다니기보다는 조용히 집에 머물면서 삶길을 돌아봅니다. 스스로 잘못했구나 싶기에 마음 한켠 빈자리를 알아봅니다. 냇가라면 조그마한 돌을 쥐어 팔매를 던지면서 멍하니 있겠지요. 사는 까닭을 문득 잊기에 마음에서 빛이 사그라들면서 기운이 없기 마련입니다. 왁자지껄한 곳에서 사람물결에 휩쓸리며 움직이다가 문득 넋을 차리기도 하고, 맨발로 가랑잎이며 들풀을 밟고서 숲길을 걷다가 얼핏 얼을 찾기도 합니다. 가다가 길이 막히면 돌아나올 노릇이요, 가다가 벼랑끝에 서면 천천히 뒤돌아서든지 날개를 펴고서 구름 너머로 훨훨 날아야겠지요. 날개가 없다는 생각은 스스로 짓습니다. 모자라거나 안된다는 생각도 스스로 짓습니다. 삶얼이란 삶을 바라보는 꽃빛이지 싶습니다. 삶넋이란 삶을 마주하는 별빛이지 싶어요. 왜 태어나는지, 왜 여기에 있는지, 서로 어떤 사람인지 헤맬 적에는 둥그렇게 돌고도는 별을 떠올립니다. 해도 푸른별도 둥그스름하게 돌아요. 한사람으로서 나란히 별이 되어 팔매금처럼 돌다 보면 어느새 바깥쪽도 안쪽도 아닌 이곳을 찾아낼 만해요. 손에 붓을 쥐어 글을 씁니다. “나를 사랑하자” 하고.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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