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12.17.

숨은책 589


《섭 no.1 코로나 시대의 사람》

 김정희·권지현·이도 엮음

 tampress

 2021.10.15.



  마을책집을 다닙니다. 큰책집을 다니지는 않습니다. “큰책집에 가면 책이 더 많을 텐데, 뭣 하러 작은책집에 가나?” 하고 묻는 분한테 “마을책집에 가면 책집지기가 가려서 놓은 책을 알맞게 만나요. 큰책집은 어느 고장이든 다 똑같은 책차림이라서 오히려 책을 못 누려요. 마을책집은 다 다른 책차림이기에 책을 새롭게 만나고요.” 하고 대꾸합니다. 열일곱 살에도 마흔일곱 살에도 눈앞에 읽을 책이 한가득입니다. 그렇게 끝없이 읽어대어도 ‘읽은 책’보다 ‘읽을 책’이 훨씬 많습니다. 바다만큼 있는 ‘읽을 책’을 헤아리다가 “끝없이 읽기보다는 티없이 읽을 적에 즐겁겠구나” 하고 느낍니다. 눈길을 밝히면서 삶을 읽고, 눈빛을 맑게 다스리면서 사랑을 읽는다면, 오늘 마주하는 책이 언제나 새록새록 스미리라 생각해요. 대구 마을책집 〈서재를 탐하다〉에서 《섭 no.1 코로나 시대의 사람》이라는 책을 내놓습니다. 마을새뜸도 엮고 마을책도 묶습니다. “대구는 큰고장이지 무슨 마을이냐?”고 묻는 분한테 “살아가는 사람은 보금자리를 가꾸어 마을을 이룰 뿐입니다.” 하고 속삭입니다. 더 큰 곳을 보아도 안 나쁘되, 우리가 어우러지는 마을을 보면 즐거워요. 아름다운 빛은 우리 보금자리부터 피어나더군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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