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8.


《부모가 되어 가는 중입니다》

 김훈태 글, 유유, 2020.5.4.



새벽안개가 짙다. 오랜만이다. 인천에서 어린날을 보내며 짙은 안개를 자주 만났다. 바닷가는 안개가 자주 낀다지. 부릉이가 부릉거리지 못하고 사람보다 천천히 기는 이런 날마다 “아, 왜 또 가야 하지? 오늘은 쉬면 안 되나?” 하고 생각했다. 하루라도 배움터가 닫기를 얼마나 빌었던가. 이름만 배우는 터라는 ‘학교’이지, 늘 윽박지르고 때리고 들볶으며 돈타령(성금·육성회비……)을 하는 곳이니까. 홍성 홍동어린배움터 열한 살(4학년) 어린씨랑 만나는 자리를 꾸린다. 길잡이 곁님 한 분이 돌림앓이에 걸린 탓에 아이들이 배움터에 못 가고 집에서 셈틀을 켜서 만나기로 한다. 돌림앓이에 걸린들 며칠 뒤면 멀쩡히 낫는데, 너무 호들갑이다. 해마다 고뿔(독감)로 죽는 사람이 수두룩했다는데 나라(정부)는 여태 숨겼다. 올해하고 지난해에는 고뿔로 죽은 사람이 ‘아예 없다시피’ 하다는데, 이 대목도 꽁꽁 숨긴다. 《부모가 되어 가는 중입니다》를 읽었다. “되어 가는 중입니다”는 일본말씨이다. 우리말은 “됩니다”나 “갑니다”이고, 책이름이라면 “어버이로 살아갑니다”라 해야 어울린다. 말치레는 그치고 살림길을 보기를 빈다. 어버이다운 길을 찾는 오늘을 생각하기를 빈다. 덧씌우면 눈가림으로 기울 뿐, 배움길은 아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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