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7.


《우리 말과 헌책방 3》

 최종규 글·그림·사진, 그물코, 2007.9.25.



가시어머님(장모님)이 꽃돈(생일축하금)을 보내셨다. 그래, 오늘이 내가 어버이 품으로 찾아간 날이로구나. 가시어머님은 맛난 밥을 사먹으라 하시는데, 난 즐거이 책값으로 돌리자고 생각한다. 홍성에 있는 어린배움터에 아이가 다니는 어버이를 만나서 이야기를 편다. 조금 쉬고서 어린배움터 길잡이(교사)하고 이야기꽃을 더 편다. 어버이하고 길잡이, 그러니까 두 갈래에 선 어른들을 만나면서 이야기꽃을 펴는 사이에 ‘왼·오른’이 얽힌 수수께끼를 풀었다. ‘오른쪽 = 바른쪽’까지는 으레 알지만, ‘왼’이라는 낱말에도 ‘오’가 깃드는 줄 생각하지 못하는 분이 많다. ‘오 + ㅣ = 왼’이니, ‘왼’에도 ‘오’라는 결이 스민다. 이야기꽃을 펴며 말밑 실마리를 하나씩 짚는데, ‘왼 = 어머니’로 ‘오른 = 아버지’로 잇더라. 그렇구나 하고 깨달았다. ‘왼 + 오른 = 하나’이고, ‘어머니 + 아버지 = 어버이 = 사랑 = 아기’로 잇는다. 《우리 말과 헌책방 3》을 헌책집에서 장만했다. 내가 쓴 책이어도 나한테 몇 없으면 헌책집을 살핀다. 예전에 어느 분이 기꺼이 장만해서 읽어 주었을까. 그분은 즐거이 말씨앗을 얻으셨을까. 숲노래가 쓰거나 짓는 책·낱말책에서 “옳은 말”이 아닌 “사랑으로 가는 즐거운 말씨”를 누리시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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