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12.15.

숨은책 590


《셈본 5-1》

 문교부 엮음

 문교부·한국인쇄주식회사

 1952.5.30.



  1982∼1987년을 다닌 어린배움터에서 배움책(교과서)을 받으면 어떻게든 겉종이를 챙겨서 싸야 했습니다. 그무렵 집에 달종이(달력)가 없는 동무가 많고, 날종이(일력)라도 있으면 이 얇은 종이로 겉을 쌉니다. 안 싸면 배움책을 싸서 나오는 날까지 두들겨맞아요. 봄에 받아 여름에 내놓고, 가을에 받아 겨울에 내놓지요. 길잡이(교사)는 하나하나 보며 뭔가 끄적인 자국을 안 지웠으면 ‘안 지운 만큼’ 때렸습니다. 늘 맞으면서 배운 나날인데, 한겨레가 서로 싸우던 때에 미국이 베푼 종이로 묶은 《셈본 5-1》를 보던 옛 어린이는 어떤 하루였을까요? 차분히 즐겁게 배우도록 어린이를 이끄는 어른이 그립습니다.


* 책을 아껴 씁시다. 이 책은 다 배운 다음에 아우들에게 물려줄 책입니다. 깨끗하게 아껴 써서 물려받은 아우들의 마음을 즐겁게 합시다. 물건을 아껴 쓰는 것도 전쟁에 이기는 생활의 하나입니다. 국제 연맹 한국 재건 위원단(운끄라)은 한국의 교육을 위하여 4285년도의 국정 교과서 인쇄 용지 1,540톤을 문교 부에 기증하였다. 이 책은 그 종이로 찍은 것이다. 우리는 이 고마운 원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층 더 공부를 열심히 하여, 한국을 재건하는 훌륭한 일군이 되자. (대한 민국 문교 부 장관 백 낙준)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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