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2.


《선생님, 정치가 뭐예요?》

 배성호·주수임 글, 이재임 그림, 철수와영희, 2021.11.3.



태어나고 자랐으나 열아홉 살에 떠났고 서른세 살 무렵 돌아간 인천에서 살림집을 찾을 적에 마땅히 ‘골목집’만 알아봤다. 잿빛집(아파트)은 저한테 보금자리일 까닭이 없다고 여겼다. 골목집에서 살며 아이를 낳고 골목살림을 빛꽃(사진)으로 담던 어느 때부터 마을(골목) 이웃님이 “자네 같은 젊은이가 구의원에 나오면 밀어 줄 텐데.” 하셨다. “전 정치에 아무 뜻이 없습니다.” “정치에 뜻없는 젊은이가 나와야 정치가 바뀌지 않을까?” 깜짝 놀랐고, 크게 깨달았다. 아, 우리나라 벼슬길(정치)은 이 벼슬에 뜻없는 사람이 제대로 일하려고 마음을 품어야 비로소 제자리를 찾겠구나. 《선생님, 정치가 뭐예요?》는 글님 배성호 님이 여태 쓴 책 가운데 가장 잘 나왔다. 다른 책은 자꾸 ‘민주당 문재인’을 추키는 쪽으로 길을 잡으시더라. 이 책도 이런 결이 적잖이 있으나 확 줄였네. 어린이·푸름이한테 길(정치)을 들려주려면 ‘누가 옳거나 그르다’고 말하지 않을 노릇. 참삶을 밝히고, 참살림을 얘기하면 끝. 이야기꽃을 펴러 바깥마실을 가기 앞서 이모저모 해둘 일을 돌다. 무를 장만하고서 해거름에 돌아온다. 이튿날 낮에 손질하자고 생각한다. 끄응 등허리를 편다. 바람 사이로 스미는 별을 누린다. 집부터 포근하면 다 포근하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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