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타카코 씨 6
신큐 치에 지음, 조아라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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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12.11.
모든 곳에는 저마



《행복한 타카코 씨 6》

 신큐 치에

 조아라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1.9.15.



  《행복한 타카코 씨 6》(신큐 치에/조아라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21)을 읽었습니다. 이 꾸러미는 여섯걸음으로 매듭짓습니다. 그림님이 나란히 선보이는 《와카코와 술》은 어느덧 열일곱걸음까지 나오는데, 저로서는 “술꾼 와카코”보다는 “소리꾼 타카코” 쪽으로 마음이 갑니다. 수수하게 하루를 살아내면서 둘레를 마음으로 아우르는 이야기가 흐르는 《タカコさん》이요, 오늘 하루를 애쓴 스스로한테 술 한 모금을 올리는 줄거리를 잇는 《ワカコ酒》입니다.


  가만 보면 하나는 ‘와카코’요, 둘은 ‘타카코’입니다. 둘 모두 ‘카코’이면서 술을 즐기고, 소리에 감도는 숨빛을 읽는 사람입니다. 다만 “술꾼 와카코”는 먹을거리에 기울고, “소리꾼 타카코”는 조용히 살림을 지으면서 나누는 길로 갑니다.


  모든 곳에는 저마다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잇는 길’입니다. 멈춘 소리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외마디로 멈춘 소리가 아닌, 생각을 담은 소리로 가며 ‘말’로 거듭나고, 생각을 담은 소리를 주거니받거니 하는 사이에 삶을 얹어서 이야기로 피어납니다.


  삶을 얹지 않거나, 살림을 들려주지 않으면, 텅 빈 말이면서 잔소리이기 일쑤입니다. 삶을 얹기에 아무리 수수해 보여도 이야기요, 살림을 담기에 아무리 하찮게 여겨도 이야기입니다. 이와 달리 겉으로 그럴듯하게 꾸미지만 삶이나 살림하고 동떨어지면 잔소리나 헛소리에 그쳐요. 혼자서만 떠들면 혼잣말이랍니다. 마음에 웅크리기만 할 적에도 혼잣말이에요. ‘이야기’란, 우리가 저마다 새롭게 자라나는 사람으로 가는 길인 줄 스스로 느끼면서 말에 생각을 심는 하루요, 소리에 뜻을 얹어 담아내려고 하는 몸짓이라는 속빛이라고 할 만합니다.


  여러모로 보면 《행복한 타카코 씨》가 여섯걸음에서 멈추어 아쉽지만, 굳이 늘어뜨리지 않고 끝내기에 한결 빛나는 그림꽃책으로 꼽을 만하겠다고도 생각합니다.


ㅅㄴㄹ


‘남의 입을 빌린 ‘쓴소리’는 그저 무책임한 험담일 뿐이다.’ (55쪽)


‘민폐 행위라고 느끼는 우리가 속이 좁아진 걸까?’ (75쪽)


“타카코 씨의 본 모습은 그런 느낌이구나! 엄마한테 온 전화예요? 고향이 시코쿠였던가?” “다들 언제 본래 모습이 나와?” “난 본가의 개한테 개의 언어로 말해.” (85ㅉ고)


‘원래부터 다양한 것들이 말을 하고 있다.’ (99쪽)


‘우리는 타인의 행복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그렇게 기뻐하는 것 자체가 분명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오늘도 깨달은 나는 역시 행복하다.’ (120∼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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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eShinkyu #新久千映 #タカコさ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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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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