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2.1.
《엄마의 섬》
이진 글, 한병호 그림, 보림, 2020.5.15.
작은아이하고 읍내에 다녀온다. 어제부터 대단했던 바람소리가 오늘도 우렁차다. 어젯밤에 함께 밤길을 거닐며 별바라기를 했는데, 틀림없이 날개(비행기)가 없는 하늘에서 부릉부릉 같은 소리가 울렸다. 소릿결을 헤아리니 멧자락을 감도는 바람이었다. 오늘 아침도 얼마나 먼 데부터 바람이 쩌렁쩌렁 울리는지 마당에서 한참 바람노래를 들었다. 《엄마의 섬》은 고흥에서 나고자란 글님이 갈무리한 이야기에 그림을 얹었다. 엄마가 나고자란 섬을 돌아보고, 엄마가 마음에 품은 꿈을 헤아리고, 엄마하고 다르지만 엄마하고 같은 핏줄기로 바라보는 오늘을 그린다. 고흥이란 고장에 깃들기 앞서까지는 ‘고흥’이란 이름도 몰랐다. 누구나 그러하리라. 수원사람이 청도를 어떻게 알며, 봉화사람이 화성을 어찌 알까. 강릉사람이 화순을 생각할 일이 없고, 포천사람이 고성을 그릴 일이 없다. 고흥살이가 푼푼이 쌓이면서 ‘고흥이란 숲(자연환경)에서 피어난 삶’을 그리는 분이 꽤 많은 줄 느낀다. 천경자 한 사람만 고흥내기이지 않다. 곳곳에 고흥바다에 고흥섬에 고흥들에 고흥숲에 고흥마을에 고흥나무에 고흥풀꽃을 그리는 분이 많다. 그리고 온나라 온고을에서 나고자란 살림빛을 고즈넉이 풀어내는 이웃님도 많다. 시골빛은 싱그러운 숨이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