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2021.12.8.

책하루, 책과 사귀다 75 육아일기



  저는 돌이(아버지)라서 몸으로 아기를 못 낳고 마음으로 낳아요. 순이는 몸으로 아기를 낳습니다. 아기는 순이돌이가 마음하고 몸이 하나로 나아가는 사랑일 적에 이 별로 찾아듭니다. 아기는 사랑을 빛줄기라는 밥으로 삼아 태어납니다. 이따금 사랑 아닌 막짓(폭력)이 불거지며 태어나는 아기가 있다지만, 어버이 구실을 못하는 치가 엉터리에 멍텅구리라더라도 아기는 달라요. “태어난 아기”는 늘 눈부신 빛덩이예요. 제 곁에 빛덩이가 처음 찾아오고, 다음으로 찾아오고, 사이에 두 빛덩이가 몇 달 만에 숨을 거두어 나무 곁에 묻을 적에, 이 모든 살림길을 지켜보면서 “없는 틈을 내어 이 빛덩이하고 살아낸 하루를 그때그때 옮기자”고 다짐했어요. ‘틈’이란 “흐르도록 새로 내는 자리”입니다. “그럴 틈이 어디 있니?” 하고들 말하는데, 저는 “그럴 틈이 없으니, 새로 내지요.” 하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보살피는 나날을 보내며 ‘잠을 미루고, 몸을 안 쉬면서’ 살림노래(육아일기)를 날마다 적었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너무 바쁘고 힘들어 이녁 삶을 손수 못 쓰셨기에, 온누리 모든 어머니가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살림하는 마음을 받아서, 제가 스스로 쓰려고 했습니다. 돌이도 순이도 스스로 어버이로 설 적에 아이가 웃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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