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27.


《여행은 언제나 용기의 문제》

 이준명 글, 어크로스, 2018.6.15.



어제 면소재지 붕어빵을 맛본 우리 집 세 분이 “그 집도 맛있네요.” 하고 말씀한다. 팥하고 반죽이 알맞단다. ‘맛없는 붕어빵’은 팥만 많거나 반죽투성이라고 한다. 세 분 말씀을 고이 듣는다. 숲노래 씨한테는 글을 헤아리는 재주가 있다지만, 맛을 살피는 재주는 없다. 여태 맛을 대수롭잖이 여기며 살았으니까. “아버지, 아버지가 맛을 못 느낀다고 해서 이렇게 하면 안 되지요.” 같은 꾸지람을 듣고 또 들으면서 ‘이렇게 하면 세 분이 반길 맛이 되려나?’ 하고 어림한다. 김치를 못 먹으니 김치를 담그면서 간이며 고춧가루를 맞추기가 늘 뜬구름 잡기이니, 소금에 양념을 넣으며 자꾸자꾸 묻고 새로 물으며 맞춘다. 우리말은 ‘알맞게’요, 일본스런 한자말은 ‘적당량’일 텐데, 그저 ‘맞추’기만 한다면 틀에 박힌다. ‘알 + 맞춤’으로 가기에 가만히 빛나면서 즐거운 길이지 싶다. 글쓰기를 ‘맞춤길’로 짜려면 갑갑하며 고되다. 글쓰기에 삶을 가다듬는 손빛을 담으면 아기자기 눈부시다. 《여행은 언제나 용기의 문제》를 천천히 읽는다. 마을책집 〈책이당〉 지기님이 마실길에 서는 모습을 하나하나 마음으로 그리면서 빙긋빙긋 읽는다. “멋진 여행”이 아닌 “즐겁고 새로우면서 이야기를 짓는 나들이”이기에 스스로 웃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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