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26.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

 염무웅 글, 창비, 2021.6.30.



책숲 꽃종이(소식지)를 사름벼리 씨하고 여미고서 면소재지 우체국으로 날아간다. 꽃종이를 잔뜩 짊어지고 달린 등판은 땀으로 폭.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일하는 우체국 일꾼은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줄기를 못 본다. “안 추우셔요?” “자전거 타고 걷는 사람은 겨울에도 후끈합니다.” 꽃종이를 다 부치고서 붕어빵지기를 찾는다. 면소재지에는 붕어빵 굽는 아주머니가 두 분. 한 분은 면소재지 아이들이 일찌감치 몰려서 동났고, 다른 분은 많이 남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하느작하느작 하늘을 보면서 천천히 더 천천히 달리면서 숨을 돌린다. 서울에서 살던 무렵에는 자전거를 빨리 몰았다. 길에 부릉이가 가득하니 천천히 달릴 생각이 안 들었다. 사람살이도 매한가지이지 싶다. 바글바글 북적판에서는 착한 마음이 어느새 시들며 이를 악물고 만다고 느낀다.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를 읽으며 ‘내가 열일곱 살에 읽던 그 염무웅이 맞나?’ 하고 고개를 갸웃했다. 글힘이 사그라들었고, 나라지기(대통령)를 추키는 말이 곳곳에 흐른다. 서울 아닌 대구에서 길잡이(교수)를 하셨다지만 ‘서울 북새판’이란 마음과 눈이었구나 싶다. “불구덩에 안 빠지려 용쓰”지 말고 “숲에 깃들어 춤추”었다면 이녁 글이 망가지지 않았으리라.


ㅅㄴㄹ


나라지기를 추킨대서 잘못이지 않다.

"눈이 먼 몸짓(맹목적 추종)"은

글바치로서 늘 멀리할 대목이 아닐까?


어쩌다 이렇게 눈이 머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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