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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토끼 폼폼
이새롬 지음 / 롬 / 202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1.12.5.
그림책시렁 798
《나는 토끼 폼폼》
이새롬
롬
2021.5.5.
열두띠 가운데 토끼띠로 태어났습니다. 또래라면 으레 토끼띠일 텐데, 또래가 아닌 사람 가운데 토끼띠를 그리 만나지 못하면서 살았습니다. 둘레에서 토끼를 바라보는 눈길처럼 토끼는 고분고분하고 여리기에 스스로 드러내지 못한 채 숨죽이며 낮게 살까요?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가 있습니다만 빨리 달리지 못하는 몸이라 “난 토끼보다 거북이스러운데” 하고 생각하며 이 옛이야기가 썩 달갑지 않았어요. 스무고개·서른고개·마흔고개를 넘으며 토끼란 숨결을 늘 돌아보고, 열두띠에 들지 않은 숨빛을 가만히 생각하는데, 풀먹이짐승에 숲짐승이라는 대목이 자꾸 마음에 듭니다. 풀꽃을 곁에 두고 숲을 품는 목숨붙이로 토끼를 열두띠로 넣었다면, 다른 토끼띠 이웃을 거의 못 만나고 살아온 나날을 받아들일 만합니다. 《나는 토끼 폼폼》은 “달리는 토끼”가 아닌 “나는 토끼”를 들려줍니다. 이 그림책을 펴면서 “그래, 나는 토끼스러운 삶은 아니지만, ‘달림이’ 아닌 ‘날개님’으로 본다면 토끼라는 띠도 사랑스럽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톡톡 뛰기에 토끼입니다. 가볍게 뛰면서 발소리가 나지 않는 토끼입니다. 눈밭에는 발자국을 남기지만, 풀밭에서는 자취를 안 남기며 숲빛으로 가득한, “숲을 날아다니는 빛”이 토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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