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나는 말꽃이다 63 어른



  ‘아이어른’이라고 할 적에 ‘아이’는 나이가 적거나 한창 크는 사람을 가리키고, ‘어른’은 나이가 많거나 몸이 다 자란 사람을 가리킵니다만, 이 뜻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아이’는 “놀며 배우고 사랑하는 살림을 짓는 하루가 되려고 이 땅에 태어난 사람”으로, ‘어른’은 “철이 들어 스스로 삶을 짓고 일을 할 수 있는 사람, 날마다 스스로 새롭게 배우면서 이를 즐거이 살림짓기로 잇는, 이러면서 아이를 이끄는 상냥한 넋.”으로 말결을 이어요. 낱말을 풀이할 적에는 ‘눈으로 보는 모습’부터 다루되 ‘마음으로 보는 모습’도 나란히 다룹니다. 낱말을 지어서 쓰는 바탕을 살피면서, 낱말을 살려서 생각을 가꾸는 길을 이어요. 오늘날 삶터에서 어른이 어른스럽지 못하다면 “몸이 덜 자란 탓”이 아니라 “철이 덜 든 탓”이면서 “새롭게 배우면서 즐거이 살림짓기로 못 가고 상냥하지 않은 탓”이라 할 만해요. 오늘날 터전에서 아이가 아이다움을 잃거나 잊는다면 “놀며 배우고 사랑하는 살림을 지을 하루가 아니라, 배움수렁(입시지옥) 쳇바퀴에 일찍부터 갇힌 탓”이겠지요. 낱말책은 말뜻을 풀어내면서 말씨(말씨앗)으로 생각을 지펴서 삶을 저마다 슬기롭고 즐거이 살찌우도록 잇는 몫입니다. 이음목이요 이음길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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