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11.27.

숨은책 578


《木賊 內二十二ノ三》

 觀世元滋 訂正

 檜大瓜堂

 1923.8.15.



  헌책집을 다니다가 “무슨 책일까?” 궁금해서 집어들어 펴다가 놀라는 책이 꽤 됩니다. 《木賊 內二十二ノ三》은 일본에서 나온 책입니다. 곱게 엮었고 종이가 반드르르하며, 꾸밈새가 정갈합니다. 그나저나 ‘木賊’이 뭘까 싶어 살피니 ‘속새’란 풀을 가리키는 한자말이요, 일본에서는 ‘쇠뜨기’를 가리키기도 한다더군요. 그렇지만 수수께끼는 아직 못 풉니다. ‘손질(訂正)’을 했다는 ‘觀世元滋’가 누구인가 찾아봅니다. ‘노가쿠(能)’를 하고 노가쿠 이야기를 글로 갈무리해서 책으로 여미었다는 ‘칸제 모토시게(かんぜ もとしげ 1895.12.18.∼1939.3.21.)’란 사람이라고 합니다. 《木賊 內二十二ノ三》은 우리로 치자면 ‘판소리 밑글(대본)’이라 하겠어요. 우리로서는 시큰둥할 만한 책이지만, 이웃나라로서는 값진 책이지 싶습니다. 일본 국회도서관은 엮은이가 선보인 《木賊》을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갈무리(스캔)해서 올려놓았더군요. 우리 국회도서관이나 국립중앙도서관도 ‘판소리 밑글’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올려놓았을까요? 고장마다 다르게 했을 소리를, 사람마다 다르게 펼쳤을 판소리를 얼마나 찾아서 들을 만할까요? 한켠은 부러운, 다른켠은 부끄러운 우리 민낯 가운데 하나일 만하겠다고 생각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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