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11.27.
숨은책 577
《제19회 대한민국 창작만화공모전 수상작품집》
김휘훈과 여덟 사람 글·그림
한국만화영상진흥원
2021.11.3.
책을 읽기만 하던 어느 날 이웃님이 “이제 그대도 다른 사람 책은 그만 읽고 스스로 책을 써 보시지요?” 하고 말씀했습니다. “저는 늘 조용히 읽는 사람으로 살아가려고요.” “언제까지 다른 사람 꽁무니만 좇을 생각인가요?” “네? 아직 모르는 아름다운 책이 많은걸요.” “그러니까 언제쯤 스스로 아름다운 책을 새로 쓰겠느냐고요.” 나이 지긋한 이웃님은 마을책집에서 곧잘 뵙는 어르신이었고, 이제 흙으로 돌아가셨겠지요. “어르신이야말로 책을 쓰셔야 하지 않아요?” “나 같은 늙은이 말고 그대 같은 젊은이가 새책을 쓰면 좋겠어요.” 책집이웃인 어르신한테 제가 쓴 책을 건네지 못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새책을 쓴다’는 말씀조차 여쭙지 못했습니다. 아직 책을 쓸 생각을 안 하던 그무렵에는 ‘책즐김이가 스스로 책지음이로 왜 거듭나야 하는가’를 헤아리지도 느끼지도 않았어요. 그저 아름책을 찾아 읽으며 뿌듯했어요. 《제19회 대한민국 창작만화공모전 수상작품집》은 2021년에 어느 곳에서 젊은 지음이(작가)를 북돋우려고 벌인 판에서 보람(상)을 받은 누리그림(웹툰)을 그러모읍니다. 그런데 ‘안 파는 책(비매품)’으로 조금만 찍었다더군요. 새빛을 널리 펴도록 책집에 들어가도록 찍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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