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20.
《얼룩 고양이와 담배 가게 할머니》
스기사쿠 글·그림/장지연 옮김, 미우, 2018.5.31.
아침나절에는 햇볕을 쬐며 마당에서 가볍게 춤을 추고, 저녁나절에는 별빛길을 거닐며 느긋이 빙글빙글 돈다. 사름벼리 씨가 달은 왜 스스로 빛을 내지 않느냐고 묻는다. “달은 왜 빛을 내지 않을까? 달한테 물어보았니?” 아이도 어른도 스스로 물으면 스스로 목소리를 듣는다. 우리가 스스로 마음으로 묻는 길을 잊기에 스스로 목소리를 듣는 귀를 잃는다. 아이야, 네 마음을 트렴. 아이야, 네 눈을 뜨렴. 너는 무엇이든 물을 수도 들을 수도 알 수도 있단다. 《얼룩 고양이와 담배 가게 할머니》를 읽었다. 고양이하고 할머니가 얽힌 삶을 애틋하면서 따사로이 담았다. 아름다운 그림꽃책이로구나. 사랑스러운 이야기에 눈물이 났다. 붓끝에 삶·살림·사랑을 실으면 저절로 아름책으로 피어난다. 멋을 부릴 일이 없다. 삶을 그대로 담으면 우리 이야기는 모두 아름꽃으로 퍼진다. 낮에 등허리를 펴려고 누워서 눈을 감고 달이며 별한테 물었다. “달은 빛을 내지 않아. 만든 돌이거든. 별이 빛을 내. 스스로 태어났거든.” 꿈결에 들은 말을 아이한테 이어준다. 아이는 이 말뜻을 알아차릴까? 이 말에 깃든 이야기를 천천히 새기기를 빈다. 때려박거나 올려세운들 빛이 안 난단다. 가만히 지어 사랑을 담은 숨결이라면 저마다 다르게 빛난단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