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11.23.

오늘말. 설레발


바다에서 놀던 물방울이 어느 날 새롭게 놀고 싶어 아지랑이가 되어 하늘로 오르더니 구름이 됩니다. 파랗게 맑던 하늘에 구름이 생기더니 바람이 휘몰이처럼 불고 나무를 뒤흔듭니다. 벼락비가 내리면 마을이 무너질까요. 그러나 모든 비는 이 땅에 낀 더러운 찌꺼기를 씻어내어 풀꽃이 새롭게 태어나도록 북돋웁니다. 삽차로 섣불리 건드리는 사람이야말로 숲이며 마을을 밑동째 뿌리뽑으면서 망가뜨립니다. 비구름도 눈구름도 사람을 괴롭히지 않아요. 오직 사람이 스스로 때리거나 치면서 서로 들볶습니다. 빗물을 받아서 살림물로 삼습니다. 빗물은 뭍을 쓸어내어 갯벌로 바다로 다시 데려갑니다. 나라에는 싸울아비가 있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삶을 싸움으로 보낸다면 덧없어요. 삶을 심부름으로 보내어도 부질없어요. 따사로이 내미는 손길이라면 설치지도 휘젓지도 않습니다. 차가이 휘두르는 손길이기에 들쑤시거나 설레발일 테지요. 봄은 푸릇푸릇 싹이 트고 움이 트면서 온누리가 넉넉합니다. 가을은 온갖 숨빛이 무르익고 열리며 푸집니다. 여름은 푸른잎이 물결처럼 나오면서 싱그럽고, 겨울은 흰눈이 고요히 오시면서 꿈나라로 싸목싸목 갑니다.


ㅅㄴㄹ


흔들다·뒤흔들다·뒤엎다·뒤지다·어지럽히다·괴롭히다·건드리다·때리다·치다·쑤시다·쑤석거리다·들쑤시다·들볶다·볶다·망치다·망가뜨리다·무너지다·무너뜨리다·더럽히다·지저분하다·부수다·부서지다·설레발·설치다·휘젓다·휘두르다·휘몰이 ← 교란(攪亂), 교란행위


비롯하다·생기다·태어나다·짓다·나다·나오다·오다·나타나다·트다·싹트다·움트다·열리다·싹·움·처음·뿌리·바탕·밑바탕·밑·밑뿌리·밑싹·밑자락·밑동·밑절미 ← 유래


데려가다·데려오다·사다·부리다·부려쓰다·받다·받아들이다·드난꾼·하님·머슴·심부름꾼·싸울아비·싸움이 ← 용병(傭兵), 고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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