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11.


《방귀 사전》

 스틴 드레이어·헤나 드레이어 글, 마리아 버크만 그림/최지영 옮김, 노란돼지, 2021.6.25.



빨래터를 치웠다. 큰아이가 거들었다. 마을에서는 이 오랜 샘터·빨래터를 까뒤집어 새로 잿빛(시멘트)를 들이부을 생각인 듯싶다. 참 부질없는 짓인 줄 모른다. 읍내 다녀올 일이 있어 긴옷을 올들어 처음으로 걸친다. 깡동옷을 입으면 이 늦가을에 안 춥냐고 묻는 사람이 많아 좀 성가시다. 시골버스에서 거친 말씨로 시끄러운 푸름이를 보는 버스일꾼은 자꾸 성내며 “떠들지 마” 하고 외친다. 이런 외침말로 시골 푸름이 거친 수다가 수그러들 일은 없다. 마을에서도 배움터에서도 집에서도 똑같을 테지. 이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배우기에 거친 막말이나 막짓을 할까? 시골뿐 아니라 서울도 나라 곳곳도 매한가지이다. 《방귀 사전》은 여러모로 익살스럽지만 우리 살림자리하고는 썩 안 맞는다고 느낀다. 저쪽 이웃나라에서는 방귀를 이러한 눈결로 본다면, 우리는 우리 삶자락에 맞추어 새롭게 쓰고 그리고 엮으면 될 텐데. 아름다운 이웃나라 책이 많기는 하되, 좀 느긋이 바라보면서 두서너 해, 때로는 대여섯 해, 때로는 예닐곱 해나 열 해쯤 들여서 우리 눈빛으로 글책이며 그림책을 짓기를 빈다. 방귀를 둘러싼 옛이야기도 오늘이야기도 수두룩한걸.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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