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시집
박정섭 지음 / 사계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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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16.

읽었습니다 30



  흙을 만지면서 살림을 가꾼 수수한 어버이는 예부터 아이를 보고 ‘아이’라 했으나, 중국을 섬기는 글바치는 ‘아동’이란 한자말을 붙잡았습니다. ‘아이’란 말을 쓴 수수한 어버이는 아이들한테 ‘글’을 읽히지 않았으나 ‘노래’를 불러 주었고, 한자말 ‘아동’을 붙잡은 글바치는 아이한테 읽힐 글이 아닌 임금을 섬기는 글만 쓰기 일쑤였어요. 이웃나라 일본은 일찍부터 아이한테 읽힐 글을 꾸준히 널리 지었고, 이 글살림을 느즈막히 배운 우리나라는 1920∼30년대에 접어들고서야 ‘동시(童詩)’를 폅니다. 《똥시집》은 ‘동시’를 장난스레 읽으며 펴는 글그림을 묶습니다. 글장난·그림장난이 나쁠 일은 없습니다만, 아이는 노래하고 놀면서 사랑스레 자랍니다. 장난쟁이 아닌 노래순이에 놀이돌이로 하루를 짓는 어린이 곁에서 노래어른에 놀이어른이 되기를 빕니다. 글은 몰라도 돼요. 책은 안 읽어도 돼요. 신나게 놀며 구슬땀을 흘리는 까무잡잡 아이어른이 푸른별을 즐겁게 가꿉니다.


《똥시집》(박정섭 글·그림, 사계절, 2019.9.2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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