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11.16.

오늘말. 빌려쓰다


하지 않을 사람한테는 아무리 을러대더라도 시킬 수 없습니다. 주먹을 휘두르면서 내몬다면 어찌어찌 억지로 하는 시늉을 보이겠지요. 다그치면서 으르렁하면 얼핏 무서워하면서 고분고분 따를 테고요. 윽박으로는 무엇을 지어낼까요? 몰아붙여서 올려세우는 모든 것은 살림길이 아닌 죽음길로 나아가지 싶습니다. 차근차근 살피면서 상냥하게 어깨동무하기를 바랍니다. 그대로 살리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손을 맞잡기를 바라요. 모자라면 빌려쓰면 돼요. 넉넉하면 나누면 돼요. 도리기를 하면서 하루가 즐겁고, 가없이 노래하는 잔치판 같은 일판으로 일구기에 서로 찾아가고 찾아오면서 반갑습니다. 일손을 얻으면서 일손을 돌려줍니다. 손길을 받으면서 손빛을 건넵니다. 들풀이 죄 스러지는 겨울 어귀에 새삼스레 꽃봉오리를 터뜨리는 동백나무가 있습니다. 흰눈이 송두리째 덮는 겨울을 기다리면서 찬찬히 온힘을 그러모은 숨빛이 꽃빛으로 이어가는구나 싶어요. 동백꽃 곁에 앉는 동박새를 찾습니다. 마당으로 나가서 찬바람을 시원하게 쐽니다. 비바람은 들을 샅샅이 훑으며 지나간다면, 눈바람은 들을 몽땅 보듬으면서 겨울잠으로 나아갑니다.


ㅅㄴㄹ


으르다·을러대다·몰아세우다·몰다·몰아붙이다·내몰다·다그치다·닦달·딱딱거리다·윽박·으름장·주먹·주먹다짐 ← 협박


꾸다·빌리다·빌려쓰다·얻다·받다·도르다·도리기 ← 대여(貸與), 대부(貸付)


모두·모조리·몽땅·온·온통·다·끝까지·가없이·끝없이·꾹꾹·싹·송두리째·통째로·낱낱이·샅샅이·죄다·죄·남김없이·숨김없이·고스란히·곧이·구석구석·그대로 ← 전(全), 전부


빼내다·찾다·나가다·빠지다·뽑다·찾아가다·찾아오다 ← 인출(引出)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