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의 그림동화 294
주나이다 지음 / 비룡소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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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11.16.

그림책시렁 805


《길》

 주나이다

 비룡소

 2021.9.30.



  숲에는 길이 따로 없습니다. 서울·큰고장에는 길을 따로 냅니다. 숲에는 길이 따로 없으나 어디로든 홀가분히 가면 됩니다. 서울·큰고장에서는 길을 벗어나면 흐름을 막는다고 하지요. 길이 따로 없는 숲은 ‘홀가분(자유)’이나, 길을 따로 낸 서울·큰고장은 ‘길들기(세뇌·순응)’예요. 토끼도 범도 늑대도 개구리도 ‘길에 따라 뛰지 않’습니다. 서울·큰고장에서 살아가는 사람만 ‘길을 따라 다닙’니다. 여덟 살에 배움터에 들어가야 할까요? 이때부터 몇 살이란 나이에 이르면 다른 배움터를 거쳐서 뭘 따야 하나요? 아기는 아직 길들지 않은 숨결입니다. 어린이는 덜 길든 숨빛입니다. 그러나 이 아이들이 차츰차츰 자라면서 길들고 말아, 어느 틀에서 못 벗어나는 말과 생각과 몸짓으로 굳어요. 스스로 갇힙니다. 주나이다 그림책 《길》을 펴면서 수수께끼 같은 갈림집과 갈림길을 여러모로 보여주는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어쩐지 숨이 막혔습니다. 그림님이 보여주는 길에는 ‘풀밭’도 ‘빈터’도 ‘숲’도 없어, 사람만 오갈 뿐, 풀벌레도 새도 벌나비도 숲짐승도 헤엄이도 홀가분히 오갈 만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길’에 따라 살아야 할까요? 아이도 어른도 뭇목숨도 길이 아닌 ‘사랑’으로 ‘사는’ 하루를 그려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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