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11.15.

오늘말. 파란하늘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닌 살림을 짓는 사람이라면 하늘빛을 보면서 ‘푸르다’고 말을 하지 않습니다. 들판을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 같은 마음이라면 풀빛이 춤추는 곳을 바라보며 ‘파랗다’고 말하지 않아요. 고개를 갸우뚱할 만한 노릇이지만, 한자말에 매인 머리로는 ‘파랗다·푸르다’를 뒤섞을 뿐 아니라, ‘파란하늘’이나 ‘푸른들’ 같은 낱말을 지어서 낱말책에 실을 생각을 못 합니다. 언제나 아이한테 물어보면 길이 쉬워요. 잘 아는 어른이 아닌, 처음 마주하는 아이한테 묻고서 가만히 생각을 기울이면 실마리를 밝게 찾습니다. 아직 우리말에 없다고 여겨 한자말이나 영어를 데려오기도 하지만, 예부터 쓰던 말밭을 살피면서 찬찬히 골라도 돼요. 마음을 쓰기에 살림을 짓고 놀이를 누리면서 새말도 새길도 짓습니다. 가을날 한들거리는 꽃에 어떤 이름을 붙여 볼까요? 살살 춤추기에 ‘살살이꽃’이나 ‘한들꽃’이라 할 만해요. 굳이 바깥말 이름을 그대로 써야 하지 않아요. 잘 안다 싶은 남한테 묻기만 하면 알쏭한 길을 더 헤매기 쉽습니다. 스스로 못미더워하지 마요. 스스로 마음을 봐요. 모든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는 우리 마음에 저마다 있어요.


ㅅㄴㄹ


갸우뚱하다·갸웃거리다·갸웃질·고개를 갸우뚱하다·고개를 갸웃하다·믿기지 않다·믿을 수 없다·믿을 길 없다·못 믿다·못 믿겠다·못미덥다·미덥지 않다·묻다·물어보다·고리다·구리다·쿠리다·고린내·구린내·아리송하다·알쏭하다·야릇하다·수수께끼·여기다·생각하다·보다 ← 의심(疑心)


뽑다·고르다·가리다·빼내다·빼다·데려가다·데려오다·쓰다·부리다 ← 차출(差出)


파란하늘·파랑하늘·하늘 ← 창공, 창천, 청천


살살이꽃·산들꽃·산들산들꽃·한들꽃·한들한들꽃 ←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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