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1.11.12.
숨은책 571
《불량제품들이 부르는 희망노래》
더불어출판기획실 엮음
동녘
1989.3.30.
곰곰이 보면 어린이가 ‘새로 나온 어린이책’이나 ‘오래오래 사랑할 어린이책’ 이야기를 찾아보기가 만만하지 않아요. 푸름이가 ‘갓 나온 푸른책’이나 ‘두고두고 사랑할 푸른책’ 이야기를 알아보기도 쉽지 않고요. 어린이책·푸른책 이야기는 ‘어른만 읽는 책·새뜸(신문)·달책’에 싣기 일쑤입니다. 어린배움터·푸른배움터 길잡이(교사)는 어린이·푸름이한데 어린이책·푸른책 이야기를 얼마나 새로 들려줄까요? 《불량제품들이 부르는 희망노래》는 1989년에 나왔으나 중2란 이름이던 그무렵에는 몰랐고 고1∼고3을 보내는 동안에도 몰랐어요. 알 길이 없고, 알려주는 어른도 없고, 배움책숲(학교도서관)에 있지도 않았어요. ‘불량제품’이란, 지난날 배움터 길잡이가 배움이(학생)한테 퍼붓던 막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셈값(시험성적)이 낮으면 “너흰 불량제품이야!” 하고 나무라며 두들겨팼어요. 어른들은 막놈(독재자)을 끌어내리는 데에 온힘을 기울이되, 막상 배움판을 갈아엎거나 배움수렁을 치우는 데에는 마음을 잘 안 썼어요. 배움이한테 ‘불량제품’이란 이름을 붙인 어른은 바른길을 가려는 사람한테 ‘불온’이란 이름을 붙였지요. 그래도 이런 책이 나왔으니, 이런 책을 나누려 한 길잡이나 어른도 있었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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