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1.11. 반듯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2022년에는 나라지기하고 고을지기를 새로 뽑습니다. 저는 아직 어느 누구도 미덥지 않아, 나라지기도 고을지기도 안 뽑으려고 생각합니다. 새해가 밝고 뽑기날(선거일)이 다가올 무렵에 미더운 사람이 보이면 누구를 찍기는 하겠으나 ‘버금(차선책)’을 찍을 생각은 터럭조차 없습니다.


  “국회의원을 모두 없애고, 공무원을 1/10로 줄이고, 군대를 없애고, 주택공사를 비롯한 덧없는 벼슬자리는 싹 없애고, 학력제한을 없애고, 예방주사(백신) 민낯을 밝히고, 모든 바보짓을 걷어치우고, 숲을 되살리고, 멧새가 살아갈 보금자리에서 사람이 떠나고, 바다를 깨끗이 돌보고, 하늘빛을 파랗게 되찾고, 서울 한복판에도 별빛이 돌아오도록 하고,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눈빛으로 말을 하고 살림을 짓겠다”고 밝히면서 새길을 찾겠노라 밝히려는 사람이 있다면, 비로소 그이를 나라지기나 고을지기로 찍을 생각합니다.


  책을 장만해서 읽을 적에는 저랑 아이들한테 ‘가장 즐겁고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운 책’을 살핍니다. ‘그럭저럭 좋은 책’은 장만할 생각이 없습니다. 책 한 자락뿐 아니라, 나라지기나 고을지기도 매한가지입니다. ‘덜 나쁜’ 사람은 이제 치워낼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나쁜’ 사람은 안 뽑혀야 한다지만, ‘덜 나쁜’ 놈도 똑같이 나쁜 놈일 텐데요.


  그림결이 투박하더라도 줄거리하고 숨빛하고 눈빛이 아름답기에 즐거이 장만하는 그림책이고 그림꽃책(만화책)이며 글책입니다. 맞춤길이나 띄어쓰기가 빈틈없어야 아름책이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맞춤길이나 띄어쓰기가 어긋나면 어떤가요? 틀린글씨가 나오면 어떤가요? 아이들이 접시를 깨뜨린들 대수롭지 않아요. 삐뚤빼뚤 글씨이거나 말을 더듬는다고 해서 ‘나쁜이’일 수 없습니다.


  나라지기가 되겠다는 어느 분이 “오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 글을 적었다는데, 나라지기가 되겠다는 다른 분이 “오월 정신 반드시 지키겠습니다”로 고쳐야 한다고 나무랐다는군요. 어느 분이 스스로 엉터리인 말을 해서 뉘우친다고 하는데, 뉘우친다는 뜻이라면 ‘이녁 스스로 여태 반듯하게(반듯이) 세우지 않은 그 넋을 반듯이 세우겠다’는 글을 적은 셈이겠지요. 넋이 바로서지 않은 이라면 ‘바로세우’거나 “반듯이 세울” 만합니다. 누구는 “반드시 지키고”픈 길이 있을 테고요.


  이 나라는 말장난으로 굴러가도 되나 아리송합니다. 배움수렁(입시지옥)을 끝장낼 길을 밝히지 않는다면, 그이는 나라지기가 되어 무엇을 하겠다는 뜻일까요. 언제까지 총칼(전쟁무기)을 붙잡고서 싸움판(군대)에 돈을 쏟아붓는 짓을 이으려 하는가요. 돌림앓이에 걸려서 죽은 사람보다 미리맞기(예방주사·백신) 탓에 죽은 사람이 훨씬 많을 뿐 아니라, 미리맞기 탓에 숱한 사람들이 더 앓고 애먹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는 미리맞기를 밀어붙이고 ‘백신패스’란 ‘또다른 굴레’를 씌워 사람들 눈귀입을 가리면서 갈라치기를 일삼습니다.


  고흥군 같은 시골은 군청이란 집을 몇 천 억을 들여서 으리으리하게 새로 지었어요. 순천시청이나 전남도청보다 번쩍거립니다. 벼슬아치(공무원)가 허벌나게 많은 시골입니다. 뒷돈이 끝없이 오가지요. 이런 바보짓을 다스리려는 마음이 없다면 고을지기로도 나라지기로도 허깨비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지키든, 반듯이 세우든, 좀 넋을 차릴 일입니다. 지기 노릇을 하고 싶은 분이라면, 심부름꾼(비서)이 태워 주는 부릉이(자가용)에서 내려, 두 다리로 서울 한복판을 걷고 시골 들길을 걷고, 시외버스와 시골버스를 몸소 타고다닐 일입니다. 높다란 잿빛집에서 나오셔요. 서울 한켠 골목집에서 지내고, 시골 기스락 흙집에서 지내기를 바랍니다. 한 손에 호미를 쥐고, 다른 손에는 부엌칼을 쥐고서, 손수 살림을 짓기 바랍니다. 나라지기가 되겠다는 이들뿐 아니라, ‘고흥군수·고흥군 국회의원’ 일을 하는 이들도 죄다 ‘집은 서울에 둔’ 채 시골에는 코빼기도 안 보이는 이곳을 ‘나라’라 하기는 참 창피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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