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1.3.
《거기서 일하는 무스부 씨 1》
모리 타이시 글·그림/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0.1.31.
인천 주안에서 일어나 전철을 타고 서울로 간다. 〈메종인디아〉에 들러서 숨을 돌린다. 며칠째 서울에서 머무느라, 또 ‘가루가 안 녹고 미지근한 코코아’를 마시고서 뱃속 부글거리느라 힘든 몸을 어느 만큼 달랜 뒤에 〈서울책보고〉로 간다. 다음달 12월부터 ‘헌책집 사진잔치’를 어떻게 꾸려서 열면 즐겁게 빛날까 하는 이야기를 한다. 책집을 찍은 사진을 여태 조촐히 선보이기만 했는데, 오랜만에 큼지막하게 선보이면서 책빛을 나누는 길을 열겠구나. 시골집 아닌 서울 한복판을 돌아다니자니 기운이 쉬 빠진다. 한참 걸으며 새삼스레 땀으로 폭 젖는다. 둘레 사람들은 “안 춥냐?” 하고 묻지만, 내 등짐과 어깨짐을 생각한다면, 또 내내 걸으며 움직이는 줄 살핀다면, 이마랑 등판에 흐르는 땀을 본다면, 그런 말은 쑥 들어갈 테지. 합정나루 곁 ‘보보호텔’에 41259원에 깃든다. 누리그물로 길손집을 잡으니 참 값이 눅다. 《거기서 일하는 무스부 씨 1》를 읽었다. 살까 말까 한 해 남짓 망설이다가 첫걸음은 읽어 보자고 생각했다. 일본에서는 이런 줄거리로도 새삼스레 그림꽃책을 엮는구나. 눈썰미가 확 다르다. 다만 뒷걸음은 밀고당기는 풋타령으로 흐를 듯하다. 어제오늘 장만한 책을 하나하나 천천히 읽다가 곯아떨어진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