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곁노래 2021.11.6.

곁말 15 글이름



  어릴 적에는 언제나 어머니한테 “어머니, 이 나무는 이름이 뭐예요? 이 풀은 이름이 뭔가요?” 하고 여쭈었습니다. 어머니는 끝없이 이어가는 이 ‘이름묻기’를 꼬박꼬박 대꾸해 주었습니다. “걔는 예전에 이름을 알려줬는데, 잊었구나?”라든지 “어머니도 몰라! 그만 물어봐!” 같은 대꾸도 하셨지요. 이제 우리 집 아이들이 아버지한테 늘 “아버지, 이 나무는 이름이 뭐야? 이 꽃은 무슨 이름이야?” 하고 묻습니다. 저는 가만히 풀꽃나무 곁에 다가서거나 기대거나 쪼그려앉아서 혼잣말처럼 “그래, 이 아이(풀꽃나무)는 이름이 뭘까? 궁금하지?” 하고 첫머리를 열고서 “넌 어떤 이름이라고 생각해?” 하고 다음을 잇고 “네가 이 아이(풀꽃나무)한테 이름을 붙인다면 어떻게 지어 보겠니?” 하고 매듭을 짓습니다. 아이가 먼저 스스로 풀꽃나무한테 이름을 붙여 보는 생각을 펴고 나서야 비로소 몇 가지 이름을 들려줘요. 먼먼 옛날부터 고장마다 다르게 가리키던 이름 하나가 있다면, 오늘날 풀꽃지기(식물학자)가 갈무리한 이름이 둘 있습니다. 온누리 모든 풀꽃나무 이름은 처음에 옛날부터 시골사람 스스로 고장마다 새롭게(다르게) 붙였어요. 우리는 오늘날에도 풀이름을 지을 만하고, 글이름도 즐겁게 붙여서 이야기를 지을 만해요.


글이름 (글 + 이름) : 1. 글을 쓰는 사람을 밝히려고 붙이거나 지어 놓은 이름. 글을 쓸 적에만 따로 밝히거나 붙이거나 지어 놓은 이름. ‘필명·펜네임’을 가리킨다 2. 글·글씨·책을 잘 쓰거나 훌륭히 펴면서 널리 알려진 이름 3. 쓰거나 지은 글을 밝히거나 알리려고 지어 놓은 이름.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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