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0.27.


《나는 토끼 폼폼》

 이새롬 글·그림, 롬, 2021.5.5.



서늘하게 가라앉는 비가 그친 뒤 차츰 날이 풀리더니 꽤 폭하다. 해마다 겨울은 차츰차츰 포근빛으로 간다. 올겨울은 어쩌려나. 마흔 해 즈음 앞서는 고흥 논자락이 꽁꽁 얼어붙었다지만, 이제는 그럴 일이 없다. 서른 해 즈음 앞서 인천은 겨우내 꽤 춥고 -20℃가 가까운 날이 있었으나 요새는 다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이 포근한 날씨조차 춥다고 여긴다. 《나는 토끼 폼폼》를 즐겁게 읽었다. “폼폼 토끼”는 퐁퐁퐁 난다. 다른 토끼는 통통통 뛰고, “폼폼 토끼”는 포근하게 하늘빛을 머금는다. 늦가을을 앞두고 깨어난 나비를 곳곳에서 만난다. 큰아이하고 읍내 언저리를 걸으며 빈터에서 자라는 들풀을 만나고, 풀밭에서 풀벌레 노래를 듣는다. “아버지, 여기는 풀밭이 있어서 풀벌레가 노래하네요.” “그래, 그렇구나. 빈터가 있어 풀이 자라고, 이렇게 풀이 자라니 풀벌레가 찾아들어서 노래해 주네.” 풀노래를 알아차리는 큰아이가 고맙다. 풀노래를 반기는 큰아이가 사랑스럽다. 나라 곳곳에서 풀노래에 구름노래에 바다노래에 하늘노래에 별노래를 듣는 어린씨랑 푸른씨가 있을 테지? “포근포근 날갯짓하는 어린이”를 그린다. “폭신폭신 날아오르는 푸름이”를 기다린다. 하늘빛으로 물들어 환하게 웃는 어른 이웃을 만나고 싶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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