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65 히틀러
눈먼 사람이 눈먼 우두머리를 끌어올립니다. 우리가 눈뜬 사람이라면 눈먼 허수아비나 얄개가 함부로 못 나옵니다. 우리가 눈멀 뿐 아니라 눈감은 사람이기에 눈먼 허수아비나 얄개가 판칠 뿐 아니라, 이들은 우두머리·나라지기·벼슬꾼·글바치 같은 자리를 거머쥐면서 온누리를 억누릅니다. 우리가 쉽게 잊거나 놓치는 대목이 있다면, “히틀러만 손가락질한다”이지 싶어요. “히틀러가 제국주의·차별주의를 내세웠다”면, “숱한 수수한 독일사람은 바로 히틀러를 고스란히 떠받들면서 독일사람 스스로 제국주의·차별주의를 독일에 확 퍼뜨렸”어요. 히틀러 곁에서 “그대가 가는 길은 헛발질이자 틀렸습니다” 하고 외친 사람이 적었고, 또 이런 외침을 “히틀러 심부름꾼과 알랑이”가 잘라냈는데, 무엇보다 이런 히틀러를 안 쳐다보고 스스로 삶을 지으면서 사랑을 나누어야 할 숱한 수수한 독일사람이 스스로 바보가 되어 같이 뒹굴었습니다. 일꾼을 뽑을 적에는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착하며 참한’ 사람을 가려야 합니다. ‘덜 나쁜(차악·차선)’도 ‘똑같이 나쁠’ 뿐인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늘 ‘일꾼’이 아닌 ‘덜 나쁜’ 사람을 뽑으려 하면서 스스로 막짓놈을 우두머리·나라지기·벼슬꾼·글바치로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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