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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삼백 살 먹은 떡갈나무야!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80
제르다 뮐러 지음, 이원경 옮김 / 비룡소 / 2020년 7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2021.10.31.
그림책시렁 730
《난 삼백 살 먹은 떡갈나무야!》
제르다 뮐러
이원경 옮김
비룡소
2020.7.27.
열한 살 작은아이하고 서울을 하루치기로 다녀왔습니다. 고흥하고 서울 사이는 시외버스로만 4시간 30분이기에 우리 둘은 길(버스)에서 오래 깃들어야 합니다. 시골을 벗어난 버스가 서울로 들어설 무렵, 또 서울에서 일을 하며 여러 곳을 다니는 사이, 서울일을 마치고 고흥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지막으로 고흥읍에서 보금자리로 들어서는 길까지, 작은아이는 몇 마디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서울은 형광등 나라야.” “서울은 너무 시끄러워.” “사람들은 어떻게 시끄러운 곳에서 하늘도 안 보고 살아?” 《난 삼백 살 먹은 떡갈나무야!》를 읽을 어린이는 아마 시골아이 아닌 서울아이일 테고, 이 그림책은 시골어른 아닌 서울어른이 장만해서 읽힐 테지요. 시골 책숲(도서관)을 들러 보면, 숲이나 풀꽃나무를 다루는 그림책이 드뭅니다. 시골 배움터(학교) 길잡이는 아이가 시골에 그대로 깃들면서 시골사람으로 즐겁게 살아가는 길을 가르치지 않기 일쑤입니다. 서울 배움터 길잡이는 아이한테 어떤 삶길을 들려주거나 가르칠까요? 나무하고 속삭이거나 삼백 살이나 즈믄 살을 지낸 나무한테 찾아가서 가만히 품는 길을 보여주는지요? 바람은 언제나 들숲내를 거치고 바다를 가르면서 서울도 시골도 조용히 보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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