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곁노래

곁말 9 풀꽃나무



  내리쬐는 햇볕을 온몸에 듬뿍 누리다 보면, 해님은 언제나 모든 숨붙이를 사랑하는구나 싶습니다. 돌도 냇물도 다 다르게 숨결이 빛나고, 바람줄기는 우리 등줄기를 타고 흐르다가, 빗줄기를 슬며시 옮겨타고서 신나게 놉니다. 어버이한테 사랑을 가르치려고 태어난 아이는, 바람처럼 놀고 해님처럼 웃으니 다 압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아이로 놀며 자란 빛이라면, 풀꽃나무를 상냥히 쓰다듬는 사이에 눈뜨겠지요. 오늘 이곳에서 누린 하루는 새로 피는 꽃이라, 이 꽃내음이 번지면서 보금숲을 가꿉니다. 너는 나랑 다르면서 같은 하늘빛을 품어, 늘 새롭게 만나고 노래하는 동무입니다. 나는 너랑 같으면서 다른 풀빛을 안아, 언제나 새록새록 마주하고 춤추는 이웃입니다. 너는 풀이고 나는 꽃입니다. 너는 나무이고 나는 나비입니다. 너는 꽃잎이고 나는 꽃송이입니다. 너는 열매이고 나는 씨앗입니다. 너는 바람이고 나는 해님입니다. 그리고 모두 거꾸로 짚으면서 나란합니다. 너는 꽃이고 나는 풀이며, 너는 노래이고 나는 춤입니다. 우리는 저마다 다르면서 같은 풀이면서 꽃이면서 나무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새롭게 피어나고 스러지다가 새삼스레 날아오르는 풀꽃이자 풀꽃나무입니다.


풀꽃나무 (풀 + 꽃 + 나무) : 풀하고 꽃하고 나무를 아우르는 이름. 풀·꽃·나무를 함께 가리킬 분 아니라, 수수한 모든 사람을 가리키는 이름.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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