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0.16.
《요괴 대도감》
미즈키 시게루 글·그림, AK 커뮤니케이션즈, 2021.9.15.
새벽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탄다. 새벽 네 시쯤부터 살짝 망설였다. 택시를 불러 녹동나루까지 갈까 싶었으나, 새벽 여섯 시에 전화하기는 어렵지. 등짐을 더 줄이고 “비를 맞은 뒤에 갈아입어도 될 차림새”로 자전거를 탄다. 등짐을 줄였어도 매우 묵직하지만, 구비구비 멧자락을 넘고 바닷길을 휘돌아 한 시간 십오 분 걸린다. 배를 타고서 제주로 건너가도 옷은 안 마른다. 제주에 닿아도 비가 오니 젖은 차림으로 그냥 자전거를 탄다. 마을책집 두 곳을 들르고서 곧장 길손집으로 깃들고, 빨래를 하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에 〈설문대어린이도서관〉으로 이야기꽃을 펴러 간다. 《요괴 대도감》이 나온다는 얘기를 듣고 설레며 기다렸다. 무지갯빛으로 여민 책은 반가운데, 너무 무겁고, 뭔가 아쉽다. 일본판을 사려다가 한글판을 샀는데, 그냥 일본판을 사는 쪽이 나았으려나 싶다. 둘레에서 흔히 말하는 “2% 모자란”이 아닌 “5% 아쉬운” 책이다. 예전 같으면 우리말로 옮겨내 준 대목만으로도 고맙다고 할 터이나, 이제는 ‘아쉬운 쪽(읽는이)에서 그냥 일본판을 사면 되’는 줄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더구나 《토리빵》은 요즈음 다시 내놓고 뒷자락을 옮기면 무척 사랑받을 만한데, 펴낸곳에서 그림꽃책을 너무 외곬로만 보는구나 싶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