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0.15.


《꼬마 다람쥐 얼》

 돈 프리먼 글·그림/햇살과나무꾼 옮김, 논장, 2010.11.18.



작은아이가 노래한다. “아버지, 우리 대나무 베러 가요.” “대나무? 베어 어디에 쓰게?” “고구마 구워먹게요.” “아직 고구마는 없는데.” “그러면 감자를 구울게요.” 둘은 톱을 하나씩 챙겨 대밭으로 간다. 서로 한 그루씩 잡고서 석석 벤다. 열한 살 작은아이는 어느덧 혼자 어깨에 대나무를 짊어진다. 얼마 앞서까지 혼자서는 못 날랐는데. 작은아이 곁에서 대나무를 손질한다. 오늘은 꽤 굵은 대나무를 베었기에 길다란 마디 하나를 붓집(필통)으로 쓸 생각이다. “자, 이 마디를 쪼개 주겠니?” 대나무를 손질할 적에 도끼잡이인 작은아이가 척척 쪼갠다. 어스름할 무렵 드디어 손질을 마치고 후박가랑잎을 모아 불을 피운다. 저녁볕이 돋을 무렵 다 굽는다. 그야말로 멋진 살림돌이라고 느낀다. 《꼬마 다람쥐 얼》을 이레 앞서 부산마실을 하며 새로 장만했다. 몇 해 앞서 장만해서 즐겁게 읽은 그림책인데, 한 자락 더 갖추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린 다람쥐가 어머니한테서도 배우지만, 동무랑 이웃한테서도 배우면서 스스로 삶길을 닦는 하루를 그린다. 상냥하면서 정갈하다. 숲도 사람도 마을도 고르게 바라보면서 아기자기하게 엮는다. 스스로 설 줄 아는 아이를, 새롭게 노래하는 아이를, 즐겁게 사랑으로 가는 아이를 바라본다.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