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곁노래
곁말 8 푸른씨
푸른배움터(고등학교)를 다니던 1991년에 즐겨읽은 여러 가지 책을 펴낸 곳으로 ‘푸른나무’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낸 어느 책을 읽다가 ‘푸름이’란 낱말을 처음 만났어요. 깜짝 놀랐지요. ‘청소년’이란 이름이 영 거북하고 못마땅하다고 여기던 열일곱 살에 만난 ‘푸름이’는 즐겁게 품을 새말을 짚어 주는 반가운 길잡이였습니다. 그 뒤로 즐겁게 ‘푸름이’라는 낱말을 쓰는데, 적잖은 분은 제가 ‘청소년’이란 한자말을 손질해서 쓰는 줄 잘못 압니다. 요즈음도 이 낱말을 즐겨쓰지만 이따금 말끝을 바꾸어 ‘푸른씨’나 ‘푸른순이·푸른돌이’나 ‘푸른님’처럼 쓰기도 합니다. 어린이 곁에서 ‘어린씨·어린순이·어린돌이·어린님’이라고도 하고요. 꼭 한 가지 이름만 있을 까닭은 없다고 생각해요. ‘씨’는 ‘씨앗’을 줄인 낱말입니다. ‘푸른씨 = 푸른씨앗인 사람’이란 뜻이지요. 이런 여러 가지를 헤아린다면, 청소년을 가리킬 적에 ‘푸른꽃’이나 ‘푸른별’ 같은 이름을 써도 어울릴 만하다고 봅니다. ‘푸른꽃·푸른별’ 같은 이름은 “열네 살∼열아홉 살”뿐 아니라, 어린이를 부를 적에 함께 써도 즐거우리라 생각하고요. 푸른별에서 푸른넋이 되어 푸른눈으로 마주하며 푸른말을 주고받으면 푸른길을 열 테지요.
푸른씨 (푸르다 + ㄴ + 씨·씨앗) : ‘푸름이(푸른이)’하고 뜻같은 낱말. 푸르게 피어나고 자라날 씨앗이란 뜻으로, 열넷∼열아홉 살 나이를 가리키는데, 어린이를 함께 가리켜도 된다.
ㅅㄴ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