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0.12.


《신령님이 보고 계셔》

 홍칼리 글, 위즈덤하우스, 2001.8.28.



읍내 어린배움터에서 길잡이(교사)로 일하시는 분이 ‘배움책숲(학교도서관)’에서 버리는 책이 있다고, 챙길 만한 책이 있을는지 와서 보라고 알려주었다. 큰아이하고 읍내로 나온다. 매우 낡은 책꾸러미를 찬찬히 보다가 여섯 자락을 고른다. 나머지는 모두 종이쓰레기로 가리라. 그나저나 어린배움터를 다니는 아이들이 책을 참 거칠게 본다. 책이 너무 다쳤다. 함께 보는 책이라면 부드러이 상냥하게 다루면 좋을 텐데. 책쥠새를 알려주거나 보여주는 어른이 없을까? 《신령님이 보고 계셔》를 읽으며 내림받이를 하고서 마음읽기를 하는 이웃님 마음을 헤아려 본다. 오늘날에는 몇몇 사람만 마음을 읽는 듯 여기지만, 우리는 누구나 예부터 마음을 읽으며 살아왔으리라 본다. 아이는 언제나 마음을 읽고 사랑을 느끼는 숨결로 태어난다고 느낀다. 아이들은 자라는 길에 마음빛을 차츰 잃는 바람에 속눈을 잊으리라. 마음으로 나무하고 이야기한다. 마음으로 풀꽃하고 속삭인다. 마음으로 새하고 노래한다. 마음으로 바람이랑 논다. 마음으로 구름을 품고, 마음으로 바닷물이랑 하나가 된다. 언제나 마음으로 만난다. 사람하고 사람도 마음으로 마주할 적에 비로소 이웃이자 동무일 테지. 어느 일이건 마음으로 하는데, 마음을 등지는 삶터로 바뀐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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