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0.10.


《아빠는 하나 아기는 열》

 베네딕트 게티에 글·그림/조소정 옮김, 베틀북, 2000.8.14.



아침나절에 조카하고 잿빛집 뒷동산을 걷는다. 작은아이는 큰조카하고 뒷동산을 다람쥐처럼 날렵하게 달린다. 조카는 이리 걷고 저리 걷다가 “신 벗어.” 하더니 신을 툭툭 벗고는 맨발로 걷는다. “신 안 신어.” 하기에 “좋아. 맨발로 마음껏 누리렴.” 우리 집 두 아이를 돌볼 적뿐 아니라 이웃 아이들을 보면서도 느끼는데, 언제 어디에서나 아이들은 맨발로 뛰놀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뛰놀 적에 걸거치는 부릉이는 몽땅 걷어치워야 한다. 아이들이 맨발로 뛰놀도록 어디나 풀밭이면서 나무밭일 노릇이다. 낮에 가시어머니·가시아버지한테 찾아가서 이야기를 한다. 오늘 어떠한 곳에서 지내든 그곳이 하늘누리인 줄 느끼면서 꿈그림을 품으시기를 빈다. 이제 늙어서 죽을 때가 되었기에 꿈그림을 안 그릴 까닭은 없다. 삶이 있기에 꿈이 있는걸. 《아빠는 하나 아기는 열》을 이레쯤 앞서 새로 장만했는데, 일산 살붙이한테 드리자고 생각한다. 일산 곳곳을 다니며 길에서 스친 ‘젊은 아빠’ 모습이 마음에 걸린다. 요새는 아이랑 돌아다니는 젊은 아빠가 꽤 늘기는 했되, 아이를 너무 다그치고 닦달하고 서두르더라. 아이는 어른이 아니니 천천히 가고 싶고 천천히 놀고 싶은데, 이 마음을 읽지 않고서는 아빠도 엄마도 될 수 없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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