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말빛 2021.10.17.

오늘말. 넋빈이


돌에 새기면 오래간다고 합니다. 돌조각을 빚어 누구를 기리고, 돌사람을 세워 어떤 뜻을 높입니다. 돌아이를 바라보다가 이 돌은 얼마나 제 모습을 반기려나 궁금합니다. 우리는 돌한테 물어보고서 온갖 돌붙이를 깎는가요, 아니면 돌한테 하나도 안 묻고서 돌을 마구 깎거나 깨거나 팔까요? 나라마다 살림숲집이 있고, 고장마다 살림숲집을 하나나 여럿 품습니다. 이 살림숲집은 온갖 살림을 건사한다고 하는데 으레 임금붙이나 벼슬아치하고 얽힌 살림입니다. 땅을 돌보고 아이를 사랑하고 조촐하게 살림을 지은 여느사람 손길을 느낄 만한 살림숲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스스로 살림빛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넋이 빠진 셈이라고 느낍니다. 눈치를 보거나 눈가림을 한다면 얼이 비었구나 싶습니다. 서로서로 오붓하게 이야기꾸러미를 여미어 넉넉히 나눌 줄 아는 넋찬이로 살아갈 적에 아름다워요. 다같이 도란도란 살림보따리를 지어서 기쁘게 나눌 줄 아는 얼찬이로 살아갈 적에 사랑스럽습니다. 힘바라기·돈바라기·이름바라기라면 넋빈이라고 느껴요. 별바라기·숲바라기·사랑바라기일 적에 비로소 꽃길에 닿는, 꽃타래를 노느는 참사람입니다.


ㅅㄴㄹ


돌조각·돌사람·돌아이·돌·돌붙이 ← 석상(石像)


살림숲·살림숲집 ← 박물관


주머니·자루·꾸러미·꾸리·꿰미·바구니·보따리·타래 ← 봉지, 봉투


미치다·미치광이·미친이·미친놈·돌다·돌아이·얼나가다·얼빠지다·얼잃다·얼비다·얼간이·얼뜨기·얼빈이·어비·에비·넋나가다·넋빠지다·넋잃다·넋뜨다·넋비다·넋가다·넋뜨기·넋빈이·넋간이 ← 정신질환, 정신병자, 정신질환자, 사이코(psycho), 사이코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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