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0.11.


《서윤영의 청소년 건축 특강》

 서윤영 글, 철수와영희, 2021.10.9.



며칠 동안 서울·인천·일산에서 지냈다. 작은아이는 그제 저녁부터 “아버지, 집에 가고 싶어요.” 했으나, 이모가 “더 놀다가 가도 돼.” 하고 붙잡느라 “그러면 그럴까요?” 하면서 하루 미루고 이틀을 미루었다. 큰고장(도시)을 좋아하는 작은아이인데, 막상 큰고장에 오면 힘이 들고 답답하다. “산들보라 씨가 좋아하는 큰고장이지 않니?” “아니야. 내가 그린 도시는 이런 모습이 아니야. 내 도시에는 숲이 엄청 넓어.” 어린이가 쉬거나 뛰거나 놀 자리가 없는 큰고장. 어린이를 헤아리지 않는 나라와 배움터와 마을. 서울이나 시골이나 매한가지이다. 언제나 어린이는 뒷전이다. 푸름이는 배움수렁에 몰아넣거나 가두어 길들인다. 《서윤영의 청소년 건축 특강》을 마실길에 챙겼다. 버스랑 전철로 오가는 길에 읽었다. 집(건축)을 놓고서 풀어내는 이야기가 깊고 넓되, ‘서울집’에만 머문 대목이 아쉽다. 집은 서울에만 있지 않은걸. 나라 곳곳 다 다른 삶터에 깃든 다 다른 사람들 숨결이 깃든 더 작고 수수한 보금자리를 읽으면서 어린이하고 푸름이한테 이야기를 지핀다면 참말 훌륭하리라 본다. 저녁 늦게 우리 보금자리에 닿았다. 드디어 입가리개를 벗어던진 작은아이는 활짝 웃으며 “우리 집이다!” 하고 외친다. 고마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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