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1.10.7.


《작은 악마 동동》

 김수정 글·그림, 둘리나라, 2021.8.8.



큰아이하고 저자마실을 다녀온다. “아버지, 나한테도 무거운 것 줘요.” “음, 이만 해도 무겁지 않을까? 무거운 짐을 맡아 주어도 고맙지만, 찌끄러지면 안 될 부피가 큰 짐을 맡아 주기만 해도 고맙단다.” “무거운 짐을 다 들면 안 무거워요?” “너희 아버지는 너희 기저귀에 옷가지를 가득 챙긴 등짐을 메고 너희를 안고 걸으면서 힘들거나 무겁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 이러면서 늘 노래를 부르며 다녔단다.” “난 아기 적이 생각 안 나요.” “생각 안 나도 돼. 다 때가 되면 생각나기도 하지만, 네 몸에는 어릴 적에 누린 모든 놀이가 깃들었단다.” 아이들이 《아기 공룡 둘리》를 재미나게 오래 보았지만, 좀처럼 김수정 님 다른 그림꽃책은 못 건넨다. 다시 보면 볼수록 김수정 님은 그림꽃책은 어린이를 영 생각하지 않고서 그린 듯하다. 새로 그려서 선보인다는 《작은 악마 동동》은 너무 끔찍하다. ‘어른만 보는 그림꽃책’이라 하기에도 부끄럽다. 순이(여자) 옷을 벗긴대서 ‘어른 그림꽃책(성인용 만화)’이 될까? 이야기에서 줄거리를 찾고, 삶에서 이야기를 일구고, 살림을 사랑으로 짓는 하루로 삶을 그릴 적에 비로소 글이며 그림이며 그림꽃이 눈부시게 태어난다. 어린이를 잊은 사람은 꿈을 스스로 잃는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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